건물용 태양열과 지열의 보급 장벽 평가
Copyright © 2024 by the New & Renewable Energy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s the barriers to the deployment of solar thermal and ground source heat pump (GSHP) from the perspective of consumers and businesses, as well as evaluates priorities for improving the barriers via expert AHP evaluation. From a consumer’s perspective, the overall satisfaction with solar thermal is significantly lower than that with PV and needs to be improved at the installation and use stages. GSHP needs to be improved at the prior-information search stage. From a business perspective, the non-distinction between heat and electricity in mandatory installations in public buildings, the difficulty in assessing the value of heat, and high initial costs impede the deployment. Based on the result of AHP analysis, the priorities for improving the barriers to the wide utilization of solar thermal are evaluated in the order of economic feasibility, policy, acceptability, and technology, where high installation cost is shown to be the greatest barrier. Barriers for GSHP are evaluated in the order of policy, acceptability, economic feasibility, and technology, where policy means improvement is evaluated as the most important factor in promoting the deployment of GSHP.
Keywords:
Solar thermal, Ground source heat pump, Household energy panel survey, Analytic hierarchy process키워드:
태양열, 지열, 가구에너지패널조사, 계층화분석법1. 서 론
에너지전환 및 탄소중립 추진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재생에너지 보급이다.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가 강화되면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도 강화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보급확대 정책이 전력 부문에 편중된 점이다. 대표적인 정책으로 알려진 발전차액지원제도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 등은 모두 전력 부문 정책에 해당한다. 반면, 열 부문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정책이 효과적으로 추진되려면 재생에너지 보급이 전력 부문을 벗어나 열 부문까지 확대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전체 최종에너지소비량 중 전력과 열의 비율은 4.3 : 5.7인 반면, 신재생에너지생산량(최종에너지 기준) 중 전력과 열의 비율은 7.3 : 2.7이다(2019년 기준).[1] 열 부문은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하여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작다. 따라서 열 부문은 전력 부문보다 재생에너지 보급의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추론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식과 재생열에너지 보급 정책 마련의 시급성에서 비롯되었다. 본 연구의 목적은 보급 정책 설계에 앞서 재생열에너지의 보급 장벽을 분석하는데 있다. 분석대상 열원을 태양열과 지열로, 분석대상 용도를 건물용으로 국한한다.
본 논문의 구성은 2장에서는 소비자 설문조사와 기업체 설문조사를 통하여 보급 장벽을 조사하고 조사 결과를 분석한다. 3장에서는 계층화 분석법(Analytic Hierarchy Process, 이하 AHP)을 통해 보급 장애 요인별 중요도를 평가를 통하여 보급의 저해 요인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연구 결과를 요약 정리한다.
2. 소비자/사업자 관점의 보급 장벽
본 장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태양열과 지열의 보급 장벽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먼저 소비자 관점에서의 보급 장벽을 가구에너지패널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한다. 다음으로 사업자 관점에서의 보급 장벽을 한국에너지공단의 보급사업에 참여하는 재생열에너지 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전문가 평가를 참고하여 조사 결과를 분석한다.
2.1 소비자 관점의 보급 장벽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가정부문 에너지정책 수립 및 평가에 필요한 기초자료 수집을 목적으로 가구의 에너지소비현황을 조사하는 가구에너지패널조사를 실시한다.[2] 2011년도부터 실시된 가구에너지패널조사는 통계법 제18조에 의해 승인된 일반통계(승인번호 339002호)로서 매년 면접조사를 수행한다. 2018년까지 2,520가구를 대상으로 “가구에너지소비실태조사”가 이루어졌고, 2019년에는 규모를 확대한 “가구에너지패널조사”가 실시되었다. 조사 내용은 주택정보, 냉난방/취사 및 설비현황, 에너지소비량, 가전기기 이용현황, 자가용차량 운행현황, 가구정보 및 에너지복지・소비 인식 등 다양한 항목을 포함한다. 조사 기준 시점은 에너지소비량 관련 문항의 경우는 1년(2018.1~12), 기타 문항의 경우는 2018년 12월 31일이다.
2019년 가구에너지패널조사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한 가구(이하 신재생가구)를 별도로 추가하여 조사를 진행하였다. 신재생가구는 한국에너지공단의 2018년 기준 주택지원사업과 태양광대여사업 신청자 명부를 모집단으로 한다. 표본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종류(연료전지, 지열, 태양광, 태양열), 사업종류(주택지원사업, 태양광대여사업), 용량을 층화변수로 설정하였다.
2019년 가구에너지패널조사의 신재생가구의 표본 구성은 다음과 같다. 총 표본 수는 1,082가구로,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 가구(이하 태양광가구)는 901가구, 태양열 설비를 설치한 가구(이하 태양열가구)는 169가구, 지열 설비를 설치한 가구(이하 지열가구)는 94가구, 연료전지를 설치한 가구(이하 연료전지가구)는 34가구 등이다. 태양광의 보급 속도, 재생전력 생산 등의 특성을 고려하여, 태양광가구를 재생열에너지(태양열, 지열) 가구의 비교군으로 선정하였다.
Table 1에서 분석대상 표본 수는 연료전지를 설치한 34가구를 제외한 총 1,048개의 신재생가구이다. 원별 가구 수 합계(1,164개)가 총 표본 수(1,048개)보다 많은데, 이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중복으로 설치한 가구가 있기 때문이다. 중복으로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한 가구는 태양광가구의 12.7%, 태양열가구의 45.0%, 지열가구의 44.7%이다. 태양광은 단독 설치하는 경우가 많고 재생열에너지는 중복으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태양열 및 지열 설비 설치 가구 중 각각 45%, 44.7%는 다른 재생에너지 설비를 같이 설치하고 있으며, 재생열 설비와 함께 설치된 설비의 대부분은 태양광이다. 태양열의 경우 다른 재생에너지 설비와 함께 설치한 76가구 중 74가구가 태양광을 함께 설치하였는데, 이는 태양광을 설치한 가구가 열을 공급받기 위해 태양열을 함께 설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동기
2019년 가구에너지패널조사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동기를 우선순위에 따라서 복수응답으로 1순위, 2순위로 답변하였다. 설치 동기로 제시된 항목은 다양한데 경제적인 요인(에너지비용 절감, 설치 보조금 지급), 환경적인 요인(기후변화 대응, 에너지・자원 고갈에 관한 염려, 청정에너지 사용을 통한 환경보호 및 미세먼지 저감),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 그리고 주변사람의 권유와 설득 등이다.
질문 문항이 신재생설비를 설치한 가구의 특정 재생에너지원의 설비 설치 동기가 아닌 신재생설비를 전체에 대해 질문을 했기 때문에, 가구 중 재생에너지 설비를 복합 설치한 가구는 해석이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분석에서는 태양광, 태양열, 지열만을 단독으로 설치한 가구에 대해서 설비 설치 우선순위를 분석하였다. 태양광을 단독으로 설치한 787가구, 태양열 단독 설치 93가구, 지열 단독 설치 52가구가 분석 대상이다.
Table 2의 설비 설치 동기를 1순위, 2순위로 응답한 결과를 보면 공통적으로 에너지비용 절감과 설치 보조금 지급으로 경제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 경제적인 요인을 설치 동기 1순위라고 답변한 비율은 태양광 90%, 태양열은 80.7%, 지열 88.4%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기후변화, 자원고갈, 환경, 원전 안전성 등에 대한 우려도 재생에너지를 설치하는 동기로 선택되었지만 그 비율은 높지 않았다. 태양광의 경우 주변사람의 권유 및 설득이 설치 동기라는 비율(1, 2순위)이 태양열이나 지열보다 높았다. 이는 다음에 이어지는 만족도와도 연결되며 태양광은 주변 사람에게 권할 만큼 만족도나 수용성이 높은 반면, 태양열이나 지열은 이 부분이 부족하였다.
2)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만족도
설비 설치 만족도는 5점 척도의 설문으로 1이 ‘매우 불만족’이며 5가 ‘매우 만족’이다. 따라서 평균값이 높을수록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이다. 만족도는 7개 항목에 대해서 조사하였는데 7개 항목은 설비 설치를 위한 ① 사전 정보의 유용성, ② 자부담액 수준, ③ 정부・지자체 지원금액(보조금) 수준, ④ 설비 설치 공사 결과, ⑤ 설비 설치 이후의 이용 및 관리의 편리성, ⑥ 에너지비용 절감효과, ⑦ 전반적인 만족도이다. 만족도 분석도 태양광, 태양열, 지열 설비를 단독으로 설치한 가구를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Table 3은 항목별 태양광, 태양열, 지열 설치가구의 만족도의 평균값을 보여주고 있다. 괄호는 표준편차를 나타낸다. 제일 마지막 항목인 설비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보면 태양광 4.01, 태양열 3.80, 지열 3.90으로 평균이 4점에 가까워 전반적으로 태양광, 태양열, 지열을 설치한 가구는 설비 설치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 매우 불만족, 2 불만족, 3 보통, 4 만족, 5 매우 만족). 하지만, 원별로 차이가 나는데, 전반적인 만족도를 포함하여 7개 항목에서 전체적으로 태양광의 만족도가 가장 높으며, 다음으로 지열, 태양열의 순으로 태양열 설비 설치가구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태양광과 비교하여 지열의 경우 설비 설치를 위한 자부담액 수준은 차이는 적지만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열이 경제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른 항목에서는 태양광과 비교하여 지열의 만족도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태양열을 태양광과 비교하면 전 항목에서 만족도가 낮았다.
만족도의 평균을 보면 태양광, 지열, 태양열 순으로 높지만, 태양광의 경우 최근에 보급이 급격히 증가하고 태양열은 보급된 지 오래된 경우가 많다든지 주택의 노후화, 가구의 다양한 상황이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요소를 통제하고 본 설문조사의 만족도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차이가 나는지 엄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분석에 사용한 모형은 아래 식 (1)과 같다.
(1) |
여기서 yi는 종속변수로 만족도를 나타내는 5척 척도의 답변이다. 5척 척도의 답변으로 순서가 의미 있는 답변이기에 순서형 로지스틱 모형(Ordered Logistic Regression)으로 추정하였다.[3] 순서형 로지스틱 회귀분석은 종속 변수에 대한 설명변수의 오즈(Odds)를 확인하는 것이다.
x1i과 x2i가 각각 태양열, 지열의 설치 유무인 이항 변수로 본 회귀에서 추정하려는 계수가 β1과 β2이다. 전체 회귀분석은 태양광을 기준으로 태양열과 지열을 더미 변수로 하여 태양광과의 만족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확인해 보고자 한 것이다. Ci는 만족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변수를 통제한 통제 변수로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경과연수, 주택 형태, 주택 규모, 가구원수, 세대주 성별, 나이가 변수로 사용되었다. ui는 오차항이다.
Table 4는 앞선 식 (1)의 β1과 β2의 추정계수를 정리한 결과이다. 모든 회귀의 표본수는 887개로 전반적 만족도를 포함한 7가지 항목의 설비 설치 만족도를 종속변수로 한 7개의 회귀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회귀분석 결과를 보면 태양열의 만족도는 7개 항목의 회귀분석 결과 모두에서 만족도가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정계수의 괄호는 표준오차로 *** 유의수준 1% 수준에서 유의, ** 유의수준 5% 수준을 의미한다. 5점 척도의 값이 클수록 만족도는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추정계수가 음(-)이면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추정 계수를 보면, 태양광과 비교하여 설비 설치를 위한 정부・지자체 지원금액(보조금) 수준과 설비 설치 이후의 이용 및 관리의 편리성 측면에서 가장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열의 경우 모든 회귀분석 결과에서 태양광과 비교하여 만족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차이 나는 것은 없었으나, 설비 설치 자부담액 수준과 에너지비용 절감효과 항목에서는 지열이 태양광에 비해 유의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만족도가 더 높게 추정되었다. 전반적으로 만족도 분석 결과에서는 태양열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음을 확인할 수 있다.
3) 주택용 설비 이용 확대를 위한 개선사항
신재생 설비를 설치한 가구를 대상으로 설치 동기, 만족도 이외에 보급 확대를 위한 개선사항을 사전정보 탐색, 설치・이용, 사후관리 단계별로 여러 항목에 대해 우선순위에 따라 복수 응답하도록 질문하였다. 태양광의 경우에 1순위 답변을 보면, ‘설비 설치 보조금 증액’과 ‘설비 시공업체에 관한 다양한 정보 제공’으로 나왔다. 태양열의 경우에는 ‘설비 설치 보조금 증액’과 ‘에너지생산량 개선’, 지열의 경우에는 ‘설비 설치 효과에 관한 정보 제공’과 ‘설비 시공업체에 관한 다양한 정보 제공’이 높은 우선순위를 보였다.
2순위 답변까지 포함하면, 응답자들은 태양열의 경우에 ‘설치・이용’ 단계에서 높은 설치비로 인한 보조금 증액과 에너지생산량 개선, 즉 효율 개선을 높게 꼽았다. 지열의 경우도 보조금 증액이 높은 응답 비중을 차지하지만, 전체적으로 ‘사전 정보 탐색’ 단계인 설비 시공업체, 보급 지원사업 정책, 설비 설치 효과 등에 관한 정보 제공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2 사업자 관점의 보급 장벽
태양열과 지열 설비를 설치하는 기업체를 대상으로 설비 설치・보급과 관련된 장벽과 제도 개선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두 단계에 걸쳐 진행하였다. 1단계는 기업체의 주택용 보급 장벽과 규제, 제도 개선 사항에 대한 설문이며, 2단계는 기업체 응답의 중요성과 합리성에 관한 전문가 평가이다. 본 기업체 설문은 기업체의 다양한 답변을 계량적으로 평가한 것이 아니라 정성적인 답변을 모으고 정리한 것이기에 전문가의 검증 단계는 응답자의 정보 부족, 이윤 동기 등으로 인한 왜곡을 보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기업체 조사와 이에 대한 전문가의 중요성, 평가는 엄밀한 기준은 부족한 한계가 존재하여 사업체가 주장하는 보급의 애로사항을 전반적으로 파악하는 수준의 참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는 한국에너지공단의 2021년도 신재생에너지보급사업 참여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4] 대상이 되는 태양열 업체는 21개, 지열 업체는 33개로 이들 기업은 주택지원사업, 건물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이다. 설문조사는 2주간(2021년 8월 27일~9월 10일) 실시하였으며, 최종적으로 태양열 업체 7개, 지열업체 14개 업체가 설문에 응하였다.
2단계에서는 이후 기업체의 다양한 답변과 기업이 생각하는 보급 개선방안에 대해 전문가 평가 설문을 진행하였다. 기업체가 제시한 다양한 의견은 편향된 것일 수도 있고 잘못된 의견일 수도 있다. 또한, 중요하지 않은 이슈나 제안일 수 있어서 이에 대하여 전문가 의견을 물었다. 우선 1단계에서 기업체 설문조사를 통해 얻은 다양한 규제, 보급 장벽, 현안과 관련한 사실을 주요 이슈로 정리하여 전문가가 이에 대해서 중요도를 상, 중, 하, 그리고 잘못된 주장으로 평가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기업체가 보급 관련 규제 및 제도 개선을 위해 제시한 의견이 합당한지 여부도 전문가가 평가하도록 하였다.
전문가 평가는 태양열 전문가 10명, 지열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2021년 10월 29일~11월 8일까지 진행하였다. 각 전문가는 본인의 전문 분야인 열원만을 평가하도록 하였으며, 다른 열원이라도 공통 사항이라고 판단되면 평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지열 전문가는 지열 항목으로 구분된 항목만 평가하지만 태양열 항목이어도 공통사항이라고 판단되면 평가할 수 있게 안내하였다. 또한, 평가가 어려운 항목은 평가하지 않도록 하였다. 최종적으로 태양열 전문가 7인, 지열 전문가 9인이 평가에 참여하였다.
기업체는 사업 규제 내용과 이후 자유롭게 제기한 여러 이슈, 그리고 기업체의 보급 확대를 위한 대안을 정리하고 이에 대한 전문가의 평가를 거쳤다.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태양열 업체와 지열 업체의 의견을 별도로 정리하였으며, 지열 업체 대상의 설문에서만 나온 내용이라도, 연구진이 태양열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된다고 판단하면 이를 공통질문으로 묶어서 태양열 전문가에게도 평가받았다.
우선 기업체가 제기한 이슈에 대해 전문가 2인 이상이 “잘못된 주장”이라고 평가한 경우 이를 기업체 답변에서 제외하고, 기업체의 의견 중 전문가의 평가가 “합당”보다 “불합당”이 많은 의견은 답변에서 제외하였다. 다음으로 상, 중, 하로 평가된 중요도를 평균하여 중요도가 ‘중’ 이상으로 평가된 항목을 제시하였다. 기업체가 제기한 이슈 및 의견 중 태양열과 지열에 공통으로 해당되는 사항에 대해서 전문가가 평가한 중요도 순으로 아래 나열하였다.
- - 「공공건축물 신재생설비 설치의무화 사업」에 전기에너지, 열에너지 구분 없이 적용하여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 비율을 산정
- - 지자체 보조금으로 인한 마찰 다수 발생
- - 전기와 비교하여 열에너지는 가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평가가 쉽지 않음.
- - 설치 초기 비용이 높아 소비자 부담
- - 주택지원사업, 융복합지원사업으로 나뉘어 소비자 혼란 및 사업 방향성이 떨어짐.
이를 보면 가장 우선 중요한 이슈로 평가하는 것은 의무화 사업에 전기와 열의 구분 없이 공급의무 비율을 산정한다는 것으로 보급에 전기와 열을 구분하여 의무화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되었다. 또한 전기와 비교하여 열에너지 가치에 대한 명확한 평가가 쉽지 않다는 점이 개선사항으로 꼽혔다. 그리고 초기 설치비용이 많이 들어 소비자가 부담이 된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그 외 지자체 보조금으로 인한 마찰한 사업의 어려움과, 비슷한 지원사업(주택지원, 융복합지원)으로 인한 소비자의 혼란 및 사업 방향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태양열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평가한 사항은 태양열이 효과가 좋은 곳에 설치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주택보다는 건물 위주로 보급이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이전의 태양열이 잘못된 설치 사례로 사회적 인식이 좋지 못한 것이 사업의 어려운 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술적인 면에서 PVT가 주목받는 상황과 태양열 냉방 기술의 중요성을 지적하며 태양열 산업의 기술 개발 방향에 대해서도 지적하였다. 그 외 태양열 설비의 기계실을 부속 설비로 인정하여 별도 인허가가 면제, 인증 제품의 다양화 모색 등의 의견이 제시되었다.
지열의 경우 공동주택 보급에 적용 사례 부족으로 인한 설계사 및 건설사가 적용을 기피하는 어려움이 가장 중요한 이슈로 평가되었고, 이에 따라 공동주택 보급 사례와 실증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업자들은 일부 지자체에서 지원사업 참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사업진입규제가 존재한다고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 외 도시가스 공급이 안 되는 환경에서 지열이 더욱 필요하기에 도심권 밖에서 보급의 중요성과 지열이 경제성을 갖춤에 따라 설비의 우수성 홍보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3. 보급 장벽 전문가 평가
본 장에서는 재생열에너지 보급 정책 설계 방안을 도출하기 위하여, AHP 분석방법론으로 정책・제도 개선사항의 중요도를 평가한다.
3.1 설문조사 설계
2장에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재생열에너지 보급 장벽을 살펴보았다. 이와 더불어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논의된 다양한 보급 장벽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그중 보급을 위해 어떠한 요소의 개선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지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급 장벽 개선을 위해서 필요한 요소 간의 중요도 평가를 위해 AHP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AHP는 다기준 의사결정기법 중 널리 쓰이고 있는 기법으로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여 최선의 대안을 도출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AHP는 다양한 요소들을 계층화하고, 동일 계층에 있는 요소 간의 중요도를 쌍대비교를 통해 상대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요소들의 중요도를 산출한다. 이원비교, 동질성, 독립성, 기대성 등 4가지 기본공리 하에서 정량적 요소와 정성적 요소 모두에 대한 상대적 중요도를 동시에 평가할 수 있다. 속성 간 쌍대비교를 통한 중요도 평가에는 Saaty(1990)가 제안한 9점 척도를 적용하였다.[5]
본 연구에서의 AHP 모형은 총 2계층으로 설정하였는데, 제1계층은 일반적으로 재생에너지 설비의 보급 정책을 수립 시 고려되는 항목인 경제성, 기술, 수용성, 정책 4가지로 구성하였다. 제2계층에서는 제1계층의 각 요소에 대해 세부적으로 각각 3개의 평가 항목을 구성하였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전문가 자문을 통하여 재생열에너지 부문의 알려진 기술적인 애로 사항을 대표적으로 뽑아 이를 항목화하였다.
Table 5는 본 연구에서 설정한 AHP 계층 구조와 각 계층별 평가기준이다. 제1계층에서의 ‘경제성’은 경제적인 보급 장애 요인으로 높은 초기 설치비용이나 높은 유지관리 비용, 화석연료 기반의 난방비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경제성 등을 의미하고, ‘기술’은 기술적인 보급 장애 요인으로 공동주택 등 다양한 장소에의 적용 어려움, 효율 문제로 인한 집열 면적 확보 어려움, 낮은 열에너지 품질, 최적운영의 어려움 등이다. ‘수용성’은 태양열이나 지열 소비자가 설비 설치의 가능성과 혜택을 모르거나, 설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 사용상의 편의성 저하 등의 보급 장벽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정책’은 정책적인 보급 장애요인으로 기술 연구개발 및 설비 설치・이용에 대한 지원 정책 부족, 시장 확대를 위한 장기적인 보급 목표의 부재 등을 의미한다.
설문 대상으로 추천받은 태양열과 지열 산학연 전문가(태양열 10인, 지열 10인) 20명에 대하여 2021년 9월 2일~9월 14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전문가 구성은 산업계 8인, 학계 6인, 연구계 6인이며, 본 전문가는 앞선 2장의 기업체 설문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 집단과 동일하다. 전문가는 AHP 설문을 설계하며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한 태양열과 지열 전문가를 추천받아 편중되지 않게 선정되었다. 태양열 전문가로 추천받은 전문가는 태양열 관련 설문에만, 지열 전문가는 지열 관련 설문에만 응답하였다.
전문가들의 쌍대비교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속성 중요도 평가를 시행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쌍대비교행렬(An×n)을 도출한다. 여기서 n은 평가 항목의 개수이다. 행렬 A를 구성하는 aij 의 경우, 요소 j에 대한 i의 상대적 가중치 wi/wj 의 추정치이다. 그러므로 aij 는 요소 j에 대한 i의 상대적 가중치 aji 와 역수이다. 행렬 A는 aij 와 주대각선의 원소값이 1의 형태를 가진다.
(2) |
여기서 λ는 행렬 A의 최대 고유치(maximum eigenvalue)로서, (A-λI)w = 0의 해를 구하는 고유치 문제이고, 여기서 도출된 w해를 평가 항목별 가중치 벡터로 사용한다. AHP 분석에서는 응답자 답변의 일관성이 중요한데, 쌍대비교 행렬 A의 일관성 정도는 일관성 지수(Consistency Index, CI)로 나타낸다.
(3) |
하지만, CI는 일반적으로 평가속성의 수(n)가 증가함에 따라 속성간 중요도 평가가 더 복잡해지고 이와 함께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정을 통해 얻은 값이 일관성비율(Consistency Ratio, CR)이다.
(4) |
CR은 응답자들의 응답일관성 정도를 나타내고 CR값이 0에 가까울수록 응답자의 쌍대비교 답변의 일관성 정도가 높다. 여기서, RI는 임의지수(Random Index)이며, 평가 속성의 수(n)에 비례하여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CR의 최대 허용치 0.15보다 작을 경우, 일관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며, 0.2 이상은 일관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한다.[6]
3.2 설문조사 결과
AHP 설문의 일관성 비율 기준치는 0.15로 설정하였고, 이를 통과하지 못한 응답자가 기준을 통과할 때까지 반복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다. 평균적으로 1.95회, 최대 4회까지 반복적인 설문을 통해 응답자 모두 기준을 충족하였다. 20명의 전문가에 대한 AHP 설문조사의 제1계층, 제2계층, 그리고 이를 종합한 각 요소에 대한 상대적 중요도 분석 결과는 Table 6, Table 7, Table 8과 같다.
Table 6의 제1계층 분석 결과를 보면, 개선 중요성으로 태양열은 경제성, 정책, 수용성, 기술 순으로, 지열은 정책, 수용성, 경제성, 기술 순으로 평가되었다. 종합적으로 태양열의 가장 큰 보급 장벽은 높은 설치비용이며 지열에서는 보급 수단의 개선이 중요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태양열과 지열 모두 ‘기술’보다는 ‘수용성’ 문제가 보급을 위해 개선되어야 할 더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었으며, ‘기술’은 태양열과 지열 모두에서 중요도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Table 7의 태양열의 제2계층의 세부 항목별 평가 결과를 보면, ‘경제성’에서는 설치비용이 가장 높은 장벽으로 평가되었고 다른 난방수단의 비용이 낮은 것이 개선되어야 할 요소로 나타났다. 반면 유지관리 비용은 상대적으로 개선의 우선순위가 가장 낮았다. ‘기술’에서는 집열면적 확보가, ‘수용성’에서는 태양열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개선, 그리고 사용상 편의성 개선이 중요도가 높게 나타났다. ‘정책’ 면에서는 보급 목표와 수단이 연구개발보다 중요하게 평가되었다.
Table 8 지열의 경우, ‘경제성’에서는 태양열과 마찬가지로 높은 설치비용이 주요 개선사항으로 나타났고 유지관리 비용은 우선순위가 낮았다. 다만 대체 난방비용의 경우 지열은 태양열과 달리 개선 우선순위가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지열이 다른 화석연료 기반 연료와 비교하여 경제성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에서는 태양열과 비교해서 공동주택 적용에 더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수용성’은 태양열과 거의 비슷한 모습을 보였고, ‘정책’에서는 연구개발보다는 보급 수단이나 목표가 더 중요한 개선 요소로 평가되었다.
4. 결 론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며 재생열에너지 보급 확대도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재생열에너지 공급 확대 필요성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등에서 꾸준히 제기되었다. 그러나 전력 부문에 비해 열 부문의 재생에너지 보급과 정책적인 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본 연구는 재생열에너지 보급을 저해하는 요소를 찾고 보급 장벽 요인의 중요성을 평가하여 정책개선 우선순위를 도출하고자 시도하였다.
보급 장벽을 소비자 관점에서 파악하기 위하여 가구의 재생에너지 설치 동기, 만족도, 설비 보급 확대를 위한 개선사항 설문조사를 분석하였다. 설비 설치 동기는 경제적인 요인이 가장 높았는데 태양광에 비해 태양열이나 지열은 주변 사람의 권유로 설치한 비율이 낮아 수용성이 부족함을 확인하였다. 설비 설치 만족도는 태양광과 비교하여 태양열은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고 지열과는 차이가 없었다. 주택용 설비 이용 확대를 위한 개선사항 응답으로 태양열의 경우에 ‘설치・이용’ 단계에서 높은 설치비로 인한 보조금과 에너지생산량 개선을 높게 꼽았다. 지열의 경우도 보조금 증액이 높은 응답 비중을 차지하지만, 전체적으로 ‘사전 정보 탐색’인 시공업체, 지원사업, 설치 효과 등에 관한 정보 제공과 홍보의 필요성이 높게 평가되었다.
보급 장벽을 사업자 관점에서 파악하기 위하여 설문조사 및 전문가 평가를 실시하였다. 태양열과 지열 모두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는데, 공통적인 평가의견은 다음과 같다. 의무화사업의 공급의무 비율 산정에 있어서, 열・전기를 구분하지 않는데, 이것이 재생열에너지 보급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또한 전기와 비교하여 열에너지 가치에 대한 명확한 평가가 쉽지 않다는 점, 높은 초기 설치비용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 지자체 보조금으로 인한 마찰, 비슷한 지원사업으로 인한 혼란 등이 보급 장벽으로 파악되었다. 태양열은 설비 설치 효과가 높은 곳을 대상으로 보급을 유도하고, PVT와 냉방 기술을 적용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열은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보급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공동주택 보급 사례 발굴 및 실증 프로젝트의 추진 필요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전문가 AHP 분석방법론을 이용하여 개선사항의 중요도를 평가하였다. AHP 평가 결과를 종합적으로 보면 태양열과 지열 전문가가 뽑은 개선 필요 사항의 중요도는 정책, 경제성, 수용성, 기술 순으로 나타났다. 태양열과 지열로 나누어 살펴보면, 태양열의 보급 장벽 개선 우선순위는 경제성, 정책, 수용성, 기술 순으로 평가되었고 가장 개선이 필요한 보급 장벽은 높은 설치비용으로 나타났다. 지열은 정책, 수용성, 경제성, 기술 순이었으며 특히 보급 수단의 개선이 보급 촉진을 위하여 가장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Nomenclature
PV : | Photovoltaic |
ST : | Solar Thermal |
GSHP : | Ground Source Heat Pump |
AHP : | Analytic Hierarchy Process |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기본연구사업(21-09)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습니다.
References
- Ministry of Trade, Industry and Energy, 2020, “The 5th basic plan for renewable energy technology development, use and deployment”, https://www.motie.go.kr/kor/article/ATCL3f49a5a8c/163676/view?mno=&pageIndex=1&rowPageC=0&displayAuthor=&searchCategory=0&startDtD=2020-12-01&endDtD=2020-12-31&searchCondition=1&searchKeyword=5%EC%B0%A8, .
- Kore Energy Economics Institute, 2019, “2019 Household energy panel survey guidelines”, https://www.kesis.net/sub/sub_0001_04.jsp, .
- Peterson, B., and Harrell, F.E, 1990, “Partial proportional odds models for ordinal response variables”, Appl. Statist., 39(2), 205-217. [https://doi.org/10.2307/2347760]
- Korea Energy Agency, 2021, “Participating companies in the 2021 new and renewable energy deployment project”, Accessed 11 September 2021, https://www.knrec.or.kr/customer/notice_read.aspx?no=1714&searchfield=TITLE&searchword=%EC%B0%B8%EC%97%AC%EA%B8%B0%EC%97%85&page=1
- Saaty, T.L., 1990, “Multicriteria decision making: The analytic hierarchy process: planning, priority setting, resource allocation”, Edition 2, RWS Publications, Pittsburgh.
- Korea Development Institute, 2013, “AHP decision characteristics analysis”, https://www.kdi.re.kr/research/reportView?&pub_no=149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