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시스템 분석 기반 정부 R&D 투자전략 수립 방법론과 적용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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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Korean government declared the ‘Energy Transition’ to reduce the proportion of coal, nuclear power and expand the supply of renewable energy in 2017. The government needs to increase the capacity of solar power tenfold compared to the present and four to eight times for onshore wind power to achieve 20% of renewable energy by 2030. On the other hand, domestic solar technology is still weaker than leading countries, such as China, and there is a concern that the local renewable energy market, which is expected to expand in the future, will be subordinated by major foreign companies. This paper proposes a methodology for setting government R&D investment strategy based on value system analysis and presents a case applied to the solar industry. Value system analysis provides a useful tool for establishing a national R&D strategy for strengthening the technology development capability of private companies.
Keywords:
Value system, Value chain, R&D strategy, Photovoltaic키워드:
가치시스템분석, 가치사슬분석, R&D 투자전략, 태양광1. 서론
우리나라 정부는 석탄・원자력 비중 감소와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를 골자로 하는 ‘에너지 전환’을 선언하고, 제 3차 에너지기본계획 등 이행력 확보를 위한 법정계획 수립을 추진 중이다. 그간 정부의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 도입 등 수요견인(demand-pull), R&D 투자확대로 대표되는 기술공급(technology-push) 정책 강화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보급량은 총 발전량 대비 ’05년 1.1%에서 ’16년 7.2%로 상승하였으나, 국가 에너지전환 목표인 ’3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0%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1].
’30년 신재생에너지 20%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현재대비 태양광은 약 10배, 육상풍력은 4~8배 수준의 급격한 설비규모 확대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태양광, 풍력 산업에서만 100조원 규모의 신규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2]. 그러나 내수시장의 확대 전망에도 현재 국내 태양광 기술은 독일, 일본 등 선도국 대비 여전히 열위에 있으며 최근 중국 대비 가격 경쟁력이 취약하여 해당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3-5]. 이에 향후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이 해외 소수 기업에 의해 종속될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추진방향은 주요부품을 수입하여 단순 보급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핵심기술 확보를 통한 산업육성형 보급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정책을 수립하고 입안하는 과정에서 전제되어야 할 사항은 현재 재생에너지 산업 현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며, 분석 대상인 산업을 어떻게 정의하고 분석할지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가치시스템(VS) 분석에 기반한 정부 R&D 투자전략 설정 방법론을 정립하고, 이를 태양광 산업에 적용된 사례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투자전략 수립 방법론과 실제 적용 사례는 향후 산업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정부 R&D 전략 수립에 있어 기본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 기존 문헌 연구
가치사슬은 기업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부가가치 창출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활동과 기능, 프로세스 간 연계를 설명하는 개념이다[6-7]. 일반적으로 기업의 전략적 단위활동을 구분하여 자사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경쟁기업과의 차별화되는 역량을 분석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8].
가치사슬 분석이 기업 내부의 시각에서 경쟁 우위를 분석하기 위한 도구라면, 가치시스템은 경쟁우위 창출의 단위를 기업 간 연계로까지 확장한 개념이다[9]. 특정 산업에 있어서 회사의 가치사슬은 가치시스템이라고 하는 보다 큰 활동들의 흐름 속에 포함되며, 가치시스템은 회사 내의 가치 활동간 연계 뿐 아니라, 회사 가치사슬(Firm VC)과 공급자 가치사슬(Supplier VC), 유통-구매자/사용자 가치사슬(Channel VC-Buyer/User VC)이라는 전후방채널 가치사슬 간 상호 의존적 관계를 설명한다(Fig. 1). 따라서 가치시스템은 개별 기업에서 확장하여 산업 및 국가 단위에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전략적 도구로서 활용될 수 있다[10].
가치사슬 분석 방법론은 제조업, 의료업, 통신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개별 기업의 시장 경쟁력 확보 전략 수립을 위한 프레임워크로 활용되고 있으며, 성공적인 사례도 다수 보고된 바 있다[11-15]. 그러나 이보다 상위의 가치시스템 분석은 개념적으로만 다루어지고 있으며, 산림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가치시스템을 기준으로 분석한 미국의 연구사례 외에, 실제 산업이나 국가 단위의 R&D 전략 수립에 활용된 연구가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다[16]. 아울러, 현재 국가 R&D 전략 수립 방법론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는 전문가 패널조사와 피어리뷰(Peer-review), 그리고 그간의 투자에 대한 계량경제 모형 분석은 R&D 투자 대상이 되는 산업의 가치 흐름상의 공백 분야나 종사 기업의 기술개발 수요, 정부와 민간의 투자 전환 추세 등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17-18].
본 연구에서는 국가 차원에서의 R&D 전략 수립을 위한 방법론으로 가치시스템 개념을 기반으로 한 연구 프레임을 제시하고, 이를 태양광 산업에 적용하여 실제 전략 수립과정에 있어서의 유용성을 증명하였다.
3. 연구 방법
태양광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은 2017년 기준 총 261개이며, 이중 253개가 결정질실리콘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즉, 현재 태양광 산업에서 결정질실리콘을 제외한 박막형, 염료감응, 유기태양광 분야는 아직 가치사슬 자체가 형성되지 않은 단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결정질실리콘 태양광을 분석 대상으로 한정하였다.
연구 프로세스 첫 번째 단계로 먼저 태양광산업 가치시스템을 정의하였다. 이후 정의한 가치시스템을 기준으로 현재 국내 종사기업을 매칭하고, 각 기업의 매출, 영업 이익률에 따라 성장성과 수익성을 분석하였다. 둘째, 가치시스템 흐름에 따라 주요이슈를 파악하고, 기업을 대상으로 수요 기술 조사를 실시하였다. 마찬가지로 가치시스템 단계별 최근 3년간 정부와 민간의 R&D 투자규모를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상기 가치시스템 분석, 민간 R&D 수요, 최근 3년 R&D 투자규모를 종합하여 중장기 태양광 R&D 투자전략을 수립하였다. 전체 연구 프로세스는 Fig. 2와 같다.
3.1 가치시스템(Value-System) 분석
국내외 문헌조사를 바탕으로 태양광 분야 가치시스템을 구성한 후, 해당분야 전문가 자문그룹의 검토를 거쳐 가치시스템을 재정의 하였다[19]. 기존 문헌에서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 산업의 가치사슬을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전지-모듈-시스템으로 정의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제작된 태양광 시스템 구성 이후 설치・시공-유지보수(O&M)단계까지로 가치시스템을 확대하여 분석하였다(Table 1).
태양광 종사기업 현황파악을 위해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 참여기업,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회원사, 한국태양광산업협회, 태양광 분야 국가 R&D 참여기업 리스트를 수집하였다. 이후 각 기업별 최종 생산품 목록, 최근 3년 생산 및 납품실적 등을 기준으로 어떠한 가치시스템 단계에 해당하는지를 파학하고 매칭하였다. 이후, 한국기업데이터에서 제공하는 기업신용정보서비스(CRETOP)를 활용하여 일반정보, 최근 3년(’13~’15) 재무상태, 손익계산서(매출액, 영업이익 등) DB를 구축하고, 이로부터 가치시스템 단계별 기업군의 성장성・수익성을 도출하였다(Fig. 3).
가치시스템 간 수요-공급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각 가치시스템 단계의 전후방에 위치한 국내・국외 기업 비중을 조사하고, Fig. 4와 같이 수요-공급 관계(금액 기준 거래 비중)를 모식도로 표현하였다.
3.2 민간 R&D 수요 도출
국내외 문헌과 주요 언론사 기사 검색을 통해 가치시스템 단계별 주요 이슈를 일차적으로 도출하고, 도출된 이슈에 대한 중요도와 R&D 필요성, 해당기업 자체 R&D 투자규모를 태양광 산업 종사기업 전문가 대상 서면 및 유선 인터뷰를 통해 조사하였다. 단순 설치・시공 종사기업을 제외한 총 1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서면조사와 인터뷰를 실시하였으며 실제 설문과 인터뷰에 참여한 기업은 79개로 52.7%의 회신율을 나타내었다. 이슈 중요도와 R&D 필요성은 1~5점 척도로 조사하였으며, R&D 필요성이 3이상인 이슈에 대해서는 별도의 유선 인터뷰를 실시하여 해당 이슈에 대한 기업 측면에서의 대응 방안을 수렴하였다. 주요 조사 항목 구성은 Table 2와 같다.
3.3 정부・민간 R&D 투자 갭(Gap) 분석
가치시스템별 ’14~’16년 기간 중 투자된 정부와 민간 R&D 규모를 조사, 상호간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정부 R&D 투자 분석에는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의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R&D 사업 DB를 활용하였으며, 민간 R&D 투자규모는 상기 3.2 파트에서 언급한 민간 R&D 기술수요 도출을 위한 인터뷰 진행 시 투자규모 조사를 병행실시하여 DB를 구축하였다.
4. 결과
4.1 태양광 종사기업 가치시스템 현황
태양광 종사기업 현황은 가치사슬을 기준으로 종사기업 분포, 재무현황, 원료・제품의 수급 흐름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가치시스템 흐름에서 국내 태양광 기업 분포를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시스템, 설치시공, O&M 등 상방 산업에 집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Fig. 5). 다만 기업규모에 따라 종사하는 분포 범위가 상이하게 나타나는데, 대기업은 잉곳/웨이퍼, 태양전지, 모듈, 시스템까지 수직통합을 통해 단가절감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중소・중견기업은 각 가치사슬 단계별 단위사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설치・시공에 편중되어 있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즉, 태양광산업 종사기업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다수 기업은 아직도 핵심기술 기반의 사업이 아닌, 국가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설치・시공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태양광 산업에서 재무현황은 가치시스템별 특성에 따라 상이한 경향을 보인다. 잉곳/웨이퍼, 설치시공, O&M 단계는 수익을 실현한 반면, 나머지 가치시스템 단계에서는 수익성은 악화되었다(Fig. 6). 잉곳/웨이퍼는 수출 비중이 높은 분야로 매출액 증가율이 높고 수익성도 양호하다. 그러나 태양전지와 모듈은 글로벌 시장 확대로 판매규모가 늘어 매출액은 크게 증가했음에도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오히려 수익성은 악화되는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본 연구에서 조사된 수익성, 성장성은 각 종사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 산업의 수익성, 성장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주의해야 한다.
가치사슬 단계별 원료・제품의 수급 현황을 살펴보면 대기업의 수직계열화에 따라 국내에서 전 단계 원료・제품을 생산하고 그 다음단계에서 국내에서 소비하는 형태를 나타낸다. 다만 잉곳/웨이퍼, 모듈 생산단계에서 상기와는 다른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폴리실리콘을 공급받아 잉곳/웨이퍼를 생산, 태양전지 업체에 납품하는 단계의 경우, 원료에 해당하는 폴리실리콘은 국내 대기업에서 대부분 공급받고, 완성된 잉곳/웨이퍼는 해외 태양전지 업체로 수출하는 흐름을 나타낸다(Fig. 7).
이와는 반대로, 태양전지를 공급받아 모듈을 생산하고, 이를 시스템 업체에 판매하는 단계의 경우, 태양전지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여 모듈을 생산한 후, 이를 국내 기업에 판매하는 흐름을 보여준다(Fig. 8). 이러한 결과로부터,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태양전지의 국산제품 비중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Fig. 6과 Fig. 7, Fig. 8을 함께 고려해 볼 때, 제품생산에 필요한 가치시스템 전단계의 원재료 및 제품은 국내에서 도입하고, 반대로 생산된 제품의 판매처는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즉, 현재 우리나라 태양광 산업구조에서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 과정을 일원화하고 한정된 내수 시장을 우회하여 중국, 미국 등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전략이 수익성과 성장성 향상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4.2 태양광 종사기업 기술 수요
태양광 산업에서의 주요 이슈를 도출하고, 해당 이슈가 기술적으로 해결이 필요한지 여부, 즉 R&D 필요성에 따라 구분한 결과는 Fig. 9와 같다.
다양한 이슈 중, 폴리실리콘은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률 저하가 가장 큰 이슈로 작용하고 있으나, R&D 필요성은 낮게 나타난다. 이는 국내 생산량 대부분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어, 기술개발 측면보다 글로벌 시장 환경에 따른 기업의 수익성이 좌우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잉곳/웨이퍼는 제조를 위한 장비, 와이어 등 소모품을 대부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성장성 대비 수익성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 태양전지는 중국산 셀의 단가하락으로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으며, 기술적으로는 전력변환효율 확보가 주요 이슈로 제기되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R&D 필요성이 높게 나타났다. 모듈은 노동집약적 공정 개선 이슈에 대한 R&D 필요성이 높게 나타났다. 즉 인건비 비중이 높은 모듈 단가 구조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아직 낮은 인건비 인력을 다수 투입하여 단가를 낮추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자동화 공정 도입을 확대하여 가격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분야로 확인되었다. 시스템 부문은 에너지저장(ESS)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 확산이 주요 이슈이며,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태양광-ESS 연계 실증 등 타 분야 기술과 통합 레벨에서의 실증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O&M 부문은 국제표준 부재에 따라 전문적으로 O&M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없어 이에 대한 기술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장기간 고장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거나 지속적 모니터링이 미흡하여 발전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다수 보고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IoT(센서), 드론 등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하여 설비진단, 지능형 운영, 예방정비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 선점 필요성이 높게 나타났다.
4.3 정부・민간 R&D 투자 갭(Gap) 분석
태양광 R&D 투자는 정부, 민간 모두 최근 3년간 비슷한 규모의 투자가 수행되었으며, 다만 가치시스템 상 중점 투자분야는 상이하게 나타났다. 정부 R&D의 경우, 태양전지와 시스템에의 투자가 총 투자의 절반 이상(56%)을 차지하며, 최근 O&M 기술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Fig. 10). 민간 R&D는 잉곳/웨이퍼,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60%를 차지하며, 정부와 마찬가지로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Fig. 11).
정부와 민간 R&D 투자를 상호 비교해보면, 폴리실리콘은 이미 정부에서 민간으로 투자 주체가 전환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잉곳/웨이퍼 또한 민간 R&D 투자비중이 가장 높은 단계인 반면 정부 R&D 투자는 매년 감소하며 민간 주도의 투자 추세를 나타낸다. 태양전지, 모듈, 시스템은 민간과 정부 투자규모가 유사하게 나타나며, O&M은 정부 투자가 민간 투자 확대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Fig. 12).
5. 결론 : 정책적 시사점
본 연구에서 태양광 산업 가치시스템 구성 현황, 산업 주요이슈 및 R&D 수요, 정부와 민간 R&D 투자규모를 분석한 결과로부터, 태양광 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가치시스템 단계별로 정부는 차별화된 R&D 투자 전략의 수립과 이행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즉, 잉곳/웨이퍼의 경우 제조 장비와 생산에 소모되는 소모품 국산화, 태양전지와 모듈은 단가 절감, 시스템과 O&M 분야는 신시장 선점이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설정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가치시스템 단계별 R&D 목표와 중점 투자방향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폴리실리콘은 기술개발보다 수출국의 규제, 글로벌 공급과잉 등 대외적 이슈에 의해 수익성과 성장성이 결정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R&D 투자가 민간에서만 발생하는 등 민간 영역으로의 이관 현상이 확연이 나타난다. 따라서 초기 확산단계를 넘어 성숙단계 시장으로 진입한 폴리실리콘 부문은 향후 과감히 민간 주도의 R&D 투자로 전환이 필요하다 판단된다.
잉곳/웨이퍼 부문은 민간 R&D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분야이나 정부 R&D 투자 비중은 감소추세를 나타내며, 이미 중국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90% 수준에 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후 가치시스템과의 연계를 고려하였을 때, 제조장비 및 와이어 등 제조과정에서 발행하는 소모품의 해외의존도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국산화 목적의 기술개발 투자가 필요하다.
수급관점에서 국내 기업 시장점유 확대 잠재력이 높은 부문은 태양전지(셀) 부문이다. 국내 태양전지 생산 업체의 경우 잉곳/웨이퍼 구매, 완성제품의 모듈업체로의 판매량의 70% 이상을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반면 잉곳/웨이퍼 업체의 판매, 모듈 업체의 태양전지 수입의 70% 이상을 해외에 의존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중간단계인 국내 태양전지 부문 종사기업의 공급물량이 2배 이상 증가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중국을 중심으로 한 단가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비용 절감, 효율향상 기술 확보가 기술적 현안이며, 향후 이러한 기술이 신규 기업의 진입장벽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관점에서 R&D 필요성이 가장 높게 나타났음에도 실제 민간 R&D 투자는 감소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향후 정부는 단가절감과 효율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병행 달성하기 위한 R&D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모듈부문의 경우, 전체 단가구성 중 재료비와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자동공정도입을 통한 가격 경쟁력 향상이 중요하다. 이미 상당부분 모듈 조립공정이 자동화되어 있지만, 대부분 공정을 인력에 의존하는 중국과 단가격차를 줄이기 위해 추가적인 공정 자동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모듈무문 대기업의 경우 수직계열화를 통해 국내 태양전지 생산물량 대부분을 흡수하고 있음에도 해외 수입비중은 68%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정책적으로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간 협력방안을 계획한다면, 태양전지-모듈 가치시스템 단계가 시작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시스템부문은 정부 R&D 투자비중 감소에도 불구하고 민간 R&D 투자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 민간으로의 R&D 투자주체가 전환되고 있으나 관련기업의 성장성,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부문이다. 특히 시스템 부문은 태양광 발전-에너지저장-운영・유지보수를 연계한 융합 비즈니스 확대가 예상되고 있어, 이러한 신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단위기술, 단품개발에서 시스템단위 종합 검증형태의 대형사업 중심으로 R&D 투자방향 전환이 요구된다.
O&M 부문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리파워링 시장의 확산, 중장기 국내 유지보수 시장의 확대 전망에 따라 시장선점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으나, 현재 국제 표준이 부재하여 발전 사업자 규모에 따라 O&M 활동 수준에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전력생산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고장인식 등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드론을 활용한 대형 태양광 발전소 모니터링, 빅데이터 기반 발전량 제어・예측 등 지능정보기술 적용사례가 보고됨에 따라 타 산업기술과의 융합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과거 국내 태양광 보급사례에서 태양광 발전 설치 이후 관리 부재로 불용 시설이 사회적 문제로 언급되었던 사례를 고려했을 때, 향후 발전 모니터링, 유지보수, 관리 이슈는 더욱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 산업의 가치시스템은 완성되어 있으나 각 단계별 성숙 수준과 R&D 이슈는 상이한 양상을 나타낸다. 2015년 1.13GW가 신규 보급되며 세계 7대 태양광 시장으로 부상한 우리나라 태양광 시장을 향후 국내 종사기업 성장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가치시스템 구성, 민간 기술수요, R&D 투자현황 정보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이로부터 중장기 투자전략을 수립하는 체계적인 방법론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가치시스템 분석 기반 R&D 투자전략 수립 방법론과 사례는 기존 소수 전문가 참여에 의한 국가 투자방향 설정에서 벗어나, 정량・정성적 데이터에 기반한 중장기 투자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향후 적용 분야가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한국과학기술원의 2018 K-valley RED&B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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